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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제일 말 많은 버스기사 - City of stars

늘 그랬던 것처럼, 우리는 다른방식으로 접근하고 싶었습니다.
앞으로 저희는 단순 의상협찬을 지양합니다.


대신 'City of stars'라는 흥미로운 콘텐츠를 매달 발행합니다.
스트라입스의 'City of stars’는 매달 사회적으로 귀감이 될 만한 분들을 모셔 인터뷰하는 시리즈물입니다.
우리 사회의 진정한 스타가 누구인지, 진짜 빛나는 별이 무엇인지, 어떠한 좋은 가르침을 주는지 발굴하여 의미있는 협찬을 진행합니다.

<440번 버스 주제삼 기사님, 왼쪽은 콘텐츠 크리에이터 이동진, 오른쪽은 스타일링을 담당해준 강진경 스타일컨설턴트>

 

피곤함에 찌든 그날 밤 무심코 탄 버스 기사님은 말이 너무 많았습니다.

 

안녕하세요! 어세오세요~
정차합니다.
내리실 때 조심하세요!
손 잡이 꼭 잡으세요~
방지턱 넘어 갑니다~
안녕히가세요~!
고맙습니다!

 

120 다산 콜센터에 칭찬글이 수두룩한 버스 기사.
세상에서 제일 말 많은 버스 기사.

서울 440번 주제삼 기사님의 이야기를 들려 드립니다.

 

 


동진: 안녕하세요 기사님. 섭외가 참 힘들었어요. 회사에 전화도 기사님 설득도...(하하)
아... 그때 그거는 저희 담당자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사실 이해가 안되니까.
생소한 회사인데 잡지사도 아닌거 같고 인터뷰한다고 하고 협찬해준다고 하니까 제가 뭐 연예인도 아닌데.
주변사람들한테도 물어보니까 '정장파는 회사인데 너한테 왜 협찬을 하냐' 이러더라구요.
그래서 혹시 사기는 아닌지 경계심도 있었죠.


동진: 사기아니냐고 물어보셔서 오히려 제가 더 당황했어요(웃음)
아무래도 그럴수 있죠. 말씀드린 대로 제가 뭐 연예인도 아니고.
요즘은 사기도 많고 하니까 사진찍고 돈을 요구할 수도 있지 않나 하구요.


동진: 제가 사회적으로 귀감이 될만한 사람을 인터뷰한다고 했었는데, 그땐 좀 어떠셨어요?
아유 근데 제가 뭐 그렇게까지 할만한 그런 사람은 아닌거 같아서....
다른 기사님들도 보면 칭찬 전화나 카드도 많이 와요.
저는 그냥 운이 좋아서 이렇게 연이 닿지 않았나 싶어요.

 

동진: 가족분들도 오늘 촬영과 인터뷰를 아나요? 아신다면 자랑스러워 하실 거 같은데.
협찬만 조금 알고 잘 몰라요. 말하기도 좀 쑥쓰럽고. (하하)


동진: 그러면 직장은요? 반응이 뜨거울거 같은데.
동료들도 처음에는 오히려 의심의 눈초리가 더 많았어요. 조심하라고.
근데 충분히 설명받고 나서 얘기해주니 축하해주고 더 좋아해주는 동료들도 많죠.


동진: 오! 그럼 이제 유명인사네요?
아니에요! 그런건 아니고 대단한거도 없고. 그냥 저는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제 일 한거 뿐인데요 뭘.


동진: 그러면 버스기사로 재직하신지는?
마을버스부터 하면... 13년 6월부터 했죠.


동진: 마을버스부터 시작하신거에요?
그럼요. 버스는 마을버스 작은거부터 단계적으로 올라가는거에요.


동진: 원래 마을버스 운전하실때도 친절하게 하셨어요? 혹시 계기가 있으세요?
음... 우선은 버스도 면허증이 당연히 있습니다. 그걸 취득하면 교육을 받고.
그런데 교육 때 오셨던 강사분이 전직 버스기사님이에요. 친절하게 하셔서 상도 여러번 받고 현재는 강의하시는 강사로 활동하시더라구요.
그래서 그 교육을 받으면서 '아! 나도 저렇게 해야겠다. 진심을 다해서 해야겠다'라고 생각했죠.

 

동진: 그런데 저도 운전하다보면 굉장히 화나는 일이 많은데, 친절하기가 쉽지 않거든요. 뭐 비결이 있으세요?
겉으로는 괜찮지만 그냥 속으로만 욕하는거죠. 속으로는 진짜 한숨나오지만 겉으로는 그냥 해탈한거처럼 웃고 그러는거죠.
그런것들이 반복되다보니 지금은 그래도 적응이 된거 같네요.


동진: 스트레스는 주로 어떻게푸세요?
예전에 버스기사 하기 전에는 술을 많이 먹었는데, 지금은 괜히 다음날 영향있을까봐 거의 안마시는 편이에요.
지금은 그냥 가족들이랑 즐거운 시간 보내고 소소하게 외식하고 집에서 푹 쉬면서 푸는 편입니다.


동진: 원래 술을 좀 좋아하셨나봐요?
적당한 편인데, 운전대 잡고나서는 승객들 생각에 과음하는 경우는 없어요.
승객들이 대중교통이라 여러명 타기도 하고 저 하나 믿고 타는데 전날 과음하면 여전히 취기가 남아있을 수 있거든요.
그래서 전 술은 안마시는편이고 아마 저 뿐만 아니라 시내버스 하시는 분들 다 똑같을 겁니다.


동진: 이야기를 나눌 수록 참 놀랍네요. 이러한 감정들이 전달되면 좋을텐데.
그런데 워낙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다보면 감정콘트롤이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서비스업 종사자들은 다 비슷하겠지만.
그런경우에는 그냥 아무말도 안하거나 다른생각을 해버려요.
진짜 심한 경우는 얼굴에 침뱉은 적도 있어요. 근데 대응하고 그럴 수 없어요. 승객들도 있고 제가 화난다고 버스 세우고 실랑이 할 수도 없잖아요.
그리고 뭐 서로 감정표출해봤자 좋을게 뭐가 있겠어요 서로 격해지기만 하겠죠.


동진: 쉽지 않겠지만 진짜 침을 뱉는 그런 행위는 다시는 없었으면 좋겠네요.
그런데 제가 직접 440번 탈때 특히 언덕에서 엄청 디테일하게 설명해주시더라구요? 그런 분은 처음 봤어요. 이유가 있으신가요?
사실 저희 기사님들 다 같은 마음이고 친절하세요. 그냥 자기만의 스타일이 조금씩 다를뿐이죠.
저보다 친절하고 운전도 잘하시는 분들 많습니다.

<120 홈페이지 내 주제삼 기사님의 수많은 칭찬글>

동진: 그래도 제가 느끼기에 일반적인 수준보다 훨씬 친절함의 정도가 높았어요.
그냥 저는 스스로 그렇게 생각해요. '처음 교육받았을때의 좋았던 내용과 더불어서, 다짐한 초심을 잃지 말자!' 이런생각을 해요.
그리고 혼자 버스를 탈때도 계속 연구해요. 다른 기사님들 보면서도 좋은점은 배우고 있고, 따라하고.
쑥쓰럽지만 저는 친절하다기보다는 그냥 일종의 보험인거에요.
요즘은 스마트폰 때문에 손잡이 안잡는 분들도 많다보니까 제가 자꾸 얘기해서 안전을 지켜주는 일종의 보험일 뿐이에요 정말.
혹시나 다치지 않게 자꾸 경각심을 주는거죠 뭐.


동진: 갑자기 생각난건데 저랑 전화로 사전인터뷰할 때 버스기사가 천직이라고 하셨어요. 기억나시죠?
생활의 달인 아시죠? 그게 다 한 직종에 달인들이잖아요 끊임없이 노력하고.
저는 이게 별거 아닐 수도 있는데, 약간 버스운전의 달인 같은 느낌이고 싶어요. 제가 승객들에게 조금이나마 혜택과 도움을 드리는 것 같기도 하고.
그리고 사실 버스기사는 약간 준공무원 같은 느낌이에요. 특히 서울버스는 치열해서 운전대 잡는 것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자부심 가질만 하죠.


동진: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직이라하면 즐겁게 일하고 그러는데, 운전이 즐거우신거에요? 저는 제 차만 운전해도 스트레스 받아서..(하하)
버스는 자가용보다 더 크고 힘들고 신경도 많이 써야죠.
그런데 제가 하루에 보통 구간을 3바퀴 돕니다. 그리고 제가 운전하는 구간이 강남쪽이 많아서 물론 차도 막히고 바쁘고.
근데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하잖아요? 그냥 즐기는 거에요.
한바퀴 하면 쉬고 또 한바퀴 하면 쉬고. 그냥 그거 즐기는 거에요. 인상 찌푸려서 좋을 거 하나도 없잖아요 승객분들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동진: 임하는 자세가 정말 남다른거 같아요. 직업정신도 투철하시고.
아까 말씀드린대로 제 일 천직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성실하게 하는 것 뿐이에요.
운 좋게도 하다보니 구청장 상, 서울시장 상 이렇게 상도 받고 칭찬도 받으니 더 탄력받아서 열심히 할 수 있구요.


동진: 그러면 기사님 본인에게 주제삼 이름을 걸고 승객은 무엇이라 생각하세요?
지금 부모님 두분 다 돌아가셨지만... 나이드신 분들은 우리 아버님,어머님이라 생각하고 누나들, 형들, 동생들, 친구들, 그리고 자녀들이고.
그렇게 모두를 가족이라 생각하고 있어요. 그게 아니고 완전 남남이라고 생각하면 끝도 없이 스트레스 받고 일 못할거 같아요.
그냥 저는 모두가 가족이라고 생각해요. 저 믿고 탑승해주시니까.


동진: 진짜 뭉클하네요. 모든 승객분들을 가족처럼 생각한다는 말씀이.
진짜 그래요. 그리고 저는 운전기술은 다 비슷할테고 운이70 기술이 30이라고 생각해요.
운7기3이란 말이 있잖아요.
그런데 그 운이 제가 승객들을 가족처럼 생각했을때 없던 운도 생기는거죠.
예를 들면 거동 불편하신 할머님들도 우리 아들같아서 주는거라고 사탕이라도 하나 주시고 그래요.
제가 '어머니 괜찮아요! 넘어지시면 큰일나요!' 이렇게 하는데도 와서 한마디로 따뜻하게 해주시고 그래요.
진짜 은근히 그런 분들이 많아요. 그러면서 가족같은 정이 느껴지는 거죠.
저는 진짜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합니다.

 


동진: 신념이 진짜 확고하시네요. 저희 콘텐츠 'City of stars'라는 명칭이 우리 도시의 별이 누구인지, 진짜 스타가 누구인지에 대한 건데 한마디만 해주세요.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면 그냥 그게 달인이고, 진정한 스타인거 같아요.
묵묵히 자기에게 주어진 일을 성실히 하면 그게 다인거 같아요.
굳이 티내려고 하지 않고 자기일을 그냥 열심히 묵묵히 하다보면 다 자연스레 알아주는거 같아요.
저도 욕심내거나 일부러 이러는건 아닌데, 그냥 자기 본분을 다하다보니 상도 주시고 이렇게 좋은 옷 협찬까지 해주시잖아요.
참 재미있는 것 같아요. 그냥 개인적인 욕심은 당장 힘들겠지만 나중엔 대통령상까지 받으면 힘이 더 나겠네요. (하하)


동진: 마무리하면서 하시고 싶은 말씀은 없으세요?
제가 사실 별거 아니고 자랑할 것도 없는데 이렇게 인터뷰를 하게 되네요.
다른 것 보다도 아까 여러번 이야기 했던 것처럼 남들에게 보여지는 것을 너무 신경쓰지 않고,
그냥 본인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묵묵히 하면 언젠가는 누구나 다 알아주니까 그렇게 하면 좋겠어요.
특히 요즘 사회초년생들이 그런 마음으로 무엇이든 임하면 다들 능력 출중한데 원하는 것 다 이루지 않을까 싶습니다.


<주제삼 기사님의 멋스러움을 입은 스트라입스 제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