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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4일, 밸런타인데이보다 먼저 기억해야 할...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보다 먼저 기억해야 할
안중근 의사 사형 선고일

우리는 아직도 그의 유해를 찾지 못했다...

2월 14일 밸런타인 데이가 솔로들에게만 쓰라린 날은 아니다.
카카오 99%의 쓰디쓴 맛보다 표현하기 어려운 씁쓸함이랄까.
게다가 미각의 주체는 혀가 아닌 마음이다.

매년 이 무렵이 되면 언론과 sns의 영향인지 화제가 되는 날. 바로 2월 14일, 안중근 의사 사형선고일이다.
다른 관점에서 2월 14일은 여자가 남자에게 마음을 담아 초콜릿을 선물하는 밸런타인 데이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리스도교의 성인 발렌티노의 축일로 알려진 밸런타인 데이가 어째서 하나의 이벤트가 되었을까.
물론 밸런타인 데이가 연인들이 선물을 교환하는 글로벌 문화가 되었지만, 유독 초콜릿에 집착하는 우리의 문화는 사실 우리 것이 아니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1936년 일본 제과업체의 초콜릿 광고를 시작으로 1960년 유명대기업 모리나가의 캠페인을 통해
'밸런타인 데이 = 여자가 남자에게 초콜릿을 주는 날'이라는 공식이 굳어졌다.

이 캠페인을 시작으로 우리나라에도 밸런타인 데이의 초콜릿 문화가 정착되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모리나가의 마케팅 방식과 캠페인은 훌륭하지만 과연 우리가 이들의 캠페인에 열광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을까 싶다.

대다수의 대한민국 국민이 그렇겠지만 우리는 일본과 축구를 해도, 야구를 해도, 혹은 다른 분야에 다른 종목이어도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마음이 있다.
역사적 배경이든 독도문제든 여러가지 이슈들이 있겠지만 우리의 속내가 대부분 그렇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일본의 제과업체가 기획한 이벤트에 우리는 큰 영향을 받는다.

2월의 한 주가 지나면 백화점이든 편의점이든 유통업계의 물결이 초콜릿빛으로 바뀐다.
아마 1년 소비량보다도 1주간의 소비량이 많을지도 모르겠다.
여기에 조금 더 확대하면 레스토랑을 가기도, 분위기 좋은 바에서 술을 마시기도, 또 조금 더 의미있는 선물을 교환하기도 한다.
마치 일종의 파티처럼.

요즘 세상이 쇄국정책을 펼치던 흥선대원군의 시대도 아니고,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게다가 한국에도 해외파인 코리안들이 많다보니 어찌보면 당연하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적어도 2월 14일이 밸런타인데이임을 알고 있음과 동시에 대한독립을 위해 목숨마저 바친 안중근 의사의 사형선고일임은 알았으면 한다.
아니, 꼭 알아야 한다.

사실 안중근 의사는 상당한 재력가 집안에서 태어나 여유로운 삶을 살 수도 있었다.

하지만 안중근 의사와 가족들은 모든 재산을 독립운동에 바쳤고, 심지어 목숨까지도 자랑스럽게 내놓았다.

물론 누구나 쉽게 살 수 있는 삶은 아니다. 그렇지만 적어도 나라를 위한 그 분의 독립운동과 업적들이 고작 제과회사 이벤트에 가려짐을 부정하고 싶다.
1910년 2월 7일부터 14일까지 일주일 동안 6번의 졸속 공판을 치르고 그들의 각본대로 14일 오전 10시에 사형선고를 받았다.
그리고는 3월 26일. 향년 32세에 형장의 이슬로 삶을 마감했다.

누군가는 사형선고일까지 기억해야하냐며 꼰대같은 생각이라고 비꼬는 마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생각 해 볼 필요가 있다.

조국을 위한 애국활동 중 일제에게 받은 부당한 사형선고.
일본 제과회사가 판매촉진을 위해 기획한 이벤트.
모두 2월 14일이란 사실.

우리는 어떤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할 지 분명히 알 필요가 있다.

더불어, '국권이 회복되면 나의 유해를 고국에 묻어 달라'는 안중근 의사의 말과 다르게 우리는 아직도 유해를 찾지 못했다.
윤봉길, 이봉창, 백정기 세 분의 의사를 모신 옆에 유해없이 봉분만 있는 네 번째 묘가 있다. 네 번째 묘에 모시기 위해, 후손들이 조금 노력 할 필요는 있지 않을까 싶다.
그것이 개인적이든, 국가차원에서든, 뭐든 말이다.
초콜릿의 달콤함에 이가 썩어가듯 진정한 달콤함이 무엇인지 생각해야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이 유난히 크게 울린다.


아래 글은 조마리아 여사(안중근 의사의 어머니)가 아들에게 쓴 편지내용이다.

네가 만약 늙은 어미보다 먼저 죽은 것을 불효라 생각한다면 이 어미는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너의 죽음은 너 한 사람 것이 아니라 조선인 전체의 공분을 짊어지고 있는 것이다.
네가 항소를 한다면 그것은 일제에 목숨을 구걸하는 것이다. 네가 나라를 위해 이에 이른즉 딴 맘 먹지 말고 죽으라.
옳은 일을 하고 받은 형이니 비겁하게 삶을 구걸하지 말고 대의에 죽는 것이 어미에 대한 효도이다.
어미는 현세에서 너와 재회하기를 기대치 않으니 다음 세상에는 반드시 선량한 천부의 아들이 되어 이 세상에 나오너라.

 

2월 14일.
연인들은 지금 그대로 서로의 사랑이 더욱 깊어지길 바라면서, 우리의 아픈 역사도 다시 한번 기억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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