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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패션 분석] 신세계 – 네 남자의 서로 다른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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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선악의 이분법으로 나눌 수 없는 남자들의 세계, 자신의 목표와 욕망을 향해 목숨까지 걸고 나아가는 멋진 남자들의 세계를 그리고 싶었다

-박훈정 감독-

 

 

한국형 느와르는 영화 신세계가 나오기 전과 후로 나뉠 것이다. 대한민국 최대 범죄 조직 골드문에 잠입한 형사와 그를 둘러싼 경찰과 조직의 세 남자 간 음모, 의리, 배신을 그린 이야기. 개봉한지 2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수많은 명장면, 살아있는 캐릭터, 영상미를 고루 갖춘 완성도 높은 영화를 보여줬다.

무엇보다 이 영화에서는 깍두기 머리, 문신, 흉터 등 기존 조직 폭력배의 사나운 이미지가 아닌 깔끔하고 스마트한 수트 차림의 남자들이 돋보인다. “단순한 선악의 이분법으로 나눌 수 없는 남자들의 세계, 자신의 목표와 욕망을 향해 목숨까지 걸고 나아가는 멋진 남자들의 세계를 그리고 싶었다”라는 감독의 의도가 여실히 반영된 것. 각자 캐릭터에 어울리는 의상으로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했던 주인공들의 패션을 분석했다. 영화를 다시 보았을 때 영화가 새롭게 느껴질 것이다.

 


“이번이 정말 마지막이라고 했잖습니까?” – 이정재 (이자성역)

형사의 신분으로 조직에 잠입한 이자성역의 이정재. 패셔니스타로 손꼽혔던 그는 유행하는 변형된 핏의 수트가 아닌 깔끔한 수트 패션을 선보였다. 그가 항상 입고 나오는 딱 떨어지는 정통 클래식 수트는 매순간도 긴장을 놓칠 수 없었던 이자성의 상황을 드러낸다. 이자성의 수트는 강한 남자의 면모를 강조하는데, 무엇보다 자기 몸에 맞는 수트를 어떤 무드로 입어야 하는지, 그걸 입고 어떤 자세를 취하고, 어떻게 걸어야 하는지 완벽히 소화했다.

 

▼어깨에 두꺼운 패드가 있어 각진 어깨선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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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긴 셔츠 칼라가 강한 남성성을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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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초반에는 주인공들이 밝은색 정장을 주로 입고 후반부로 갈수록 어두운 색의 정장을 입고 나온다.

이자성 역시 후반에는 중후한 블랙 수트를 입으며 카리스마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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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서 아침으로 넘어가는 하늘은 형사와 조직원의 경계에 있는 그의 위치와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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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나하고 일하나 같이 하자” – 최민식 (강과장역)

가족도 없이 오직 일 밖에 모르는 형사 강과장. 의상 역시 편안하고 캐주얼한 수트를 선택했다. 그는 영화에 나오는 동안 타이를 절대 하지 않았으며 앞단추를 잠그는 법 또한 없었다. 헐렁해 보이는 재킷 핏이 그의 소탈한 모습을 드러낸다.

 

▼ 넉넉한 핏의 편안한 수트 차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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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우리 브라더한테 미안한 부탁을 하나 해야 쓰것는디” – 황정민 (정청역)

부하들을 식구처럼 아끼는 인간적 면모에 냉혹함을 겸비한 정청 역의 황정민은 캐릭터의 낭만적 성격을 살렸다. 화이트 재킷에 블랙 바지를 착용하고 슬리퍼를 신는 모습은 그의 자유분방한 성격을 드러낸다. 상하의의 색깔을 달리하거나 선그라스를 착용하는 등 그만의 보스 캐릭터를 만들었다. 그의 수트는 어깨가 자연스럽고 곡선이 살아 있는 이탈리아 스타일. 셔츠 소매처럼 주름이 잡히게 한 어깨 디자인은 마니카카마치아라는 디자인으로, 그의 캐릭터를 느낄 수 있도록 곳곳에 디테일을 살렸다.

 

▼대범한 화이트 컬러 수트와 선그라스를 매치하며 그의 개성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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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은 수트에 슬리퍼를 착용하는 등 격식에 얽매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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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츠 소매처럼 수트 어깨에 주름이 잡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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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는 드릴게.” – 박성웅 (이중구역)

범접할 수 없는 포스의 조직 서열 3위, 이중구역 박성웅. 정청에게 서열 2위를 빼앗긴 중구의 울분과 히스테리를 섬뜩하고 천진난만하게 표현하며 대체불가능한 연기를 선사했다. 특히 “죽기 좋은 날씨네.”, “갈땐 가더라도 담배 한 대 정도는 괜찮잖아?” 라는 명대사를 남기며 묵직한 그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는 영화에서 대부분의 수트를 쓰리피스로 착용하였는데, 거만하고 젠체하면서도 품격있는 넘버 3의 자태를 보여줬다. 특히, 스트라이프 패턴으로 남성적이고 강인한 매력을 드러낸다.

 

▼ 딤플없이 크고 꽉찬 타이 매듭은 중후하면서도 여유가 없는 듯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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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트라이프 셔츠는 남성적이고 강인한 매력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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