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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칼럼] 유아복 소재로 만든 비즈니스 셔츠

영하권을 왔다갔다 하면서 침대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다.
아침 잠이 없는 편인데도, 이불 밖은 위험하다고 되새기며 핑계거리를 만들고 있다.
요즘 날씨를 생각하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같은 이유에서 옷 입는 것 역시 무섭다.
맨살에 닿는 차가운 섬유의 느낌이 피부의 모든 털을 일으켜 세운다.
셔츠를 입든, 히트텍을 입든 그 차가운 느낌이 두렵다.

요즘은 여러회사의 복장들이 많이 캐주얼해졌다.
하지만 여전히 남자에게 있어 셔츠는 캐주얼과 포멀룩의 경계없이 입을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아이템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플란넬 셔츠를 입는다.
추위에 강하고 더위에 약한 체질때문에 지금까지는 필요없다고 생각해왔지만 말이다.
매년 다가오는 추위를 이기지못하고 결국 무릎꿇은 것이다.
스스로에게 이유를 찾다보니...
처음 입을 때의 그 차가운 느낌과 추워보이는 시각적 느낌이 싫어서 플란넬을 찾게 된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은 여러가지 이유에서 플란넬 셔츠를 입기도, 입지 않기도 하지만 하나만큼은 확실히 하고 싶었다.

플란넬 셔츠는 비즈니스룩에 가능하며, 적합하다.

SPA브랜드들이 워낙 플란넬 셔츠를 캐주얼하게 소개하기도 하고
셔츠의 칼라(collar)부분이 캐주얼하여 티셔츠나 점퍼류와 잘 매치된다는 인식이 자리한 것 같지만 사실은 비즈니스 룩에도 매우 용이하다.
우리가 슈트 안에 기본적인 셔츠를 입는 것 처럼 플란넬 셔츠 역시 슈트와의 매치가 우수하다.

플란넬은 16세기경 영국에서 처음 탄생했으며, 부드럽고 촉감이 좋으며 탄력성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모직 플란넬에 비해 면으로 만든 플란넬은 잠옷이나 유아복에도 많이 쓰였는데 그만큼 보온성과 촉감이 좋기 때문이다.
플란넬 원단이 맨살에 닿는 촉감이 참 좋다. 부드럽고 따스한 느낌이다. 피부가 흠칫 놀라는 차가움이 아닌 포근한 느낌이다.
그래서 겨울을 대표하는 셔츠원단이기도 할 것이고.

대다수 남자들의 출근은 결코 즐겁지 않을 것이다.
역시, 출근을 위한 복장착용의 첫 느낌이 유쾌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셔츠 한 장의 변화로 하루의 시작을 포근하고 유쾌하게 시작하면 좋겠다.
플란넬이 포근하게 당신의 몸을 감싼 것 처럼, 매일매일이 포근하게 안길 지 혹시 모르지 않나.